내 인생이 개그였던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틀 전 엘리베이터에 갖힌 뒤로는 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겠다는 맘이 들더라..
8월 28일 오후 5시에 영화약속이 있었다.
집에서 1시 59분에 엘리베이터를 탓다.
오후 2시 00분에 정전이 되었다-_-
우리집이 12층인데... 딱 7층 내려가는 순간 정전이 되면서
한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딱 걸렸다.
에어컨도 안나오고-_-
깜깜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화를 하려고 했으나
lgt인관계루다가 전화도 안터지고......(진짜 통신사를 바꿔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문자를 보내려고 했더니 안테나가 안서서-_- 10개보내면 하나 갈똥말똥하고..
-_- 혼자 욕을 나즈막히 내뱉는 순간...
경비실에서 호출이 왔다 10분만 기다리면 119에서 문 따러 온단다-_-
아..알겠다고 기다리겠다고 그랬다.
..20분이 되었다..
아가씨 덥지? 이러면서 말을 붙여주길래 시간이 좀 걸리나보다 했다-_-
..... 30분이 되었다..
10분이면 된다더니 왜 문을 안 열어주는지 모르겠다-_- 이젠 말도 안건다..
........ 40분이 되었다..
나한테 구라쳤다-_- 경비실 아저씨가 이제서야 119를 불렀단다..... ㄴㅁ...-_-
..............50분이 되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도 안나오는데 자꾸 말을 거니까 귀찮아서 짜증을 부렸다;..
..................1시간이 되었다..
귀찮아서 아예 대답을 안했더니.. "아가씨 숨쉬기 힘들어? 자면 안돼! 자면 안돼!" 이런다...-_-;;;;;;;;;;;;;
.......................1시간 10분이 되었다..
삐뽀뽀뽀 하더니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119가 왔나보다.
119 아저씨가 경비아저씨 한테 물어본다.
"안에 여자가 있다구요? 갇힌지 얼마나 되었어요?"
경비실 아저씨가 대답했다 "1시간쯤요........."
119아저씨가 놀라면서 왜 진작 연락을 안하고 지금했냐고 되묻는다..
아까 40분되서 전화했다매-_-..............
근데, 경비실 아저씨 대답하는데 가관이다.. "우리가 어떻게든 할 줄 알았어요-_-"
119아저씨가 버럭하면서 "엘리베이터 멈췄을때 함부로 조작하면 추락해요!!"
님들하.. 저 다 들리거든요?-_-.......
근데 뭐야.. 나 죽을 뻔 한거야?;;;;;;;;; 이놈의 경비아저씨를.. ㅠㅠ..
어쨌든 미안했는지...-_-
경비실 아저씨가 계속 엘리베이터 문을 두드리면서
"아가씨 정신차려!!!!!!!!!! 졸지마!!!!!!!!!!!!!" x무한반복
결국 1시간 30분 만에 후끈후끈한 엘리베이터에서 나왓다-_-
경비실 아저씨를 열심히 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후우........ 아저씨... 잊지 않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