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ame 2

from 2007년 2007. 8. 14. 19:49


길에서 만나다.

고양이. 고양이가 울었다.
언젠가 나를 보았던 모양인지 가까이 와서 야옹야옹 아는척을 한다.

영특하기도 해라.
가방을 뒤적거렸다.

핸드폰.. 이건 아니고, psp 이것도 아니고,  책도 아니고..

아, 드디어 나왔다. 천하장사.


다른 이유는 없다.
그 언젠가의 고양이는 나와의 500원짜리 만남을 기억하고 있는거였다.

가까이 와서 내게 시선을 마주하고 구슬프게 울고나면
내 가방에서 소시지가 나온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그 고양이의 주인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상관없었다.
난 배부르게 잘 먹는 고양이가 좋았고,
고양이도 울기만 하면 소지지를 주는 내가 좋았을테니까.




한참을 찹찹거리고 손 길이만한 소시지가 뱃속으로 다 들어갔다.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거지? 설마, 내 가방에 소시지가 하나 더 있다는걸 알아챈건가.

자신을 이쁘게 손질 한 뒤, 야옹 한번 하고 내 주위를 서성인다.
이쁜 척 하면 소시지를 하나 더 줄거라고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약았어.
콧잔등을 꾸욱 눌러주고 배를 잔뜩 문질문질하다 나도 일어서서 집으로 가려고 했다.

흔들리는 고양이의 눈빛. 고양이는 고민을 하는 듯 보였다.
분명 날 따라오면, 더 많은 소시지를 줄 것 같다. 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나를 따라가야 하는건지 아니면, 갈길 찾아 또 헤매여야 하는건지.
머리부터 발 끝까지 고양이는 나를 천천히 쓸어보기 시작했다.




이야길 했다. 나를 따라오는 고양이가 있다고. 데려오고 싶다고 이야길 했더니.
엄마의 냉정한 한 마디.
일찍 죽잖니. 나이가 많으면 그게 문제야. 남겨진 사람의 기분은 모르지.

경험자의 입장이다. 내게 그러지 말라고 충고한다.
나쁜게 아니다. 그건 현실적인 입장의 차이니까.



다음날도 길에서 만났다.
내게 반갑게 아는척 하는 고양이에게 오늘은 특별히
1천원짜리의 만남을 선사했다.

네가 알아들을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반대가 심해서 널 데려 갈 수 없어. 설득을 시키려고 노력을 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않고.. 엄마주장이 너무 확고해서.
... 미안해.


그 말이 끝나자 고양이는 무서운 표정으로 한참을 날 지켜보았다.
내가 멀리 가라고 손짓을 하자..
고양인 손톱을 세워 날카롭게 내 어깨를 긁고 뒤로 사라졌다.


사실 알고는 있었다.
반대가 심할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은건 아니였다.

그리고, 이전에 만났던 고양이가 생각이 날 것도 알고 있었다.
내가 먼저 놓쳐버렸고, 되찾지 못해서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만 남긴채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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